인문학은 오래된 책 속에만 머무는 지식이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지, 서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묻는 순간에도 인문학은 시작됩니다.
inmunforum에서 함께 배우고 나눌 첫 질문으로, 요즘 여러분의 마음에 남아 있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작은 이야기부터 편하게 들려주세요.
저는 동양철학자인 서강대학교 최진석 교수와 뇌과학자인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출연한 라는 제목의 강연 프로그램으로 그 첫 장을 열고자 합니다. 인문적 시선에 대한 개념 정의, 우리나라의 사회적 상황과 인문학적 시선과의 관계, 인문적 시선이 시대적 과제의 해결책으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 등을 논리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유익한 강연입니다.
아래는 강연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데, 다음 단계인 선진국에 정착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인문적 시선’ 혹은 ‘인문적 통찰’이 필요합니다. 선진국 단계는 인문적 시선이 작용하고 기능하는 사회로, 지금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선진국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 또는 수요에 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은 선진한다는 것, 앞서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능력을 선도력이라고 한다. 선도력은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먼저 만들고 먼저 시작하고 또 먼저 시도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그래서, 인문적 높이에서 이 세계를 포착할 수 있는 수준에 까지 이르러야 한다. 이 높이라는 것은 이 높이에 도달해서 세계를 이해하고 세계를 지배하는 능력을 갖는 것, 즉 인문적 통찰을 발휘하는 것, 인문적 시선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건국, 산업화, 민주화에서 다른 사람이 해 놓은 생각의 결과들을 수용해서 성취를 이루었는데, 이것이 매우 빠르고 컸으며, 어떤 나라도 해 보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성취를 이룬 다음에 우리는 어디로 가야 되는가 이다. 이 다음에 이제 우리가 가야 될 길은 선진국적 레벨 밖에 없다. 선진국적 레벨에 도달하거나 진입하면 우리의 번영과 발전은 계속 지속될 것이고, 만약 성공하지 못한다면 상당기간 후퇴 혹은 정체 시기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이란 단순한 힐링이나 향유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일이다. 우리 생존의 높이와 관련되는 것이다. 이 생존의 높이가 발휘되느냐 되지 않느냐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우리가 꼭 가져야만 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인문적 높이에서 발휘되는 통찰이다. 통찰이란 자기의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지적 통합, 욕망, 묵은 경험, 어떤 희망 이런 것들이 모두 합쳐져서 어떤 단계를 훌쩍 뛰어넘을 때 발휘되는 어떤 갑작스러운 인식 능력이다. 선진화는 눈에 보이는 영역에서 설명되는 구체적 아젠다가 아니라 인문적 시선, 인문적 통찰이라는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고 다만 읽혀질 수 밖에 없는 추상적 아젠다일 수 밖에 없다. 이 추상성을 표현하는 것이 창조, 창의이고 사상이고, 그리고 관념이다. 그러면, 건국, 산업화, 민주화를 잘 해왔는데 왜 마지막 단계에서 막혀있는 것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난이도가 높아서 그런 것 같다. 민주화까지는 모범사례들이 앞에 있었는데, 신진화 단계는 없는 길을 여는 단계이므로 창의 또는 사상 등 있는 것을 다시 하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이때까지처럼 근면성실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명의 방향, 욕망의 이동 이런 것들을 아주 적절하게 포착해야 된다.
선진국으로의 진입여부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의 역할 혹은 리더 그룹의 역할이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리더십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과거의 리더십이 있어서다. 이끌고 간다는 것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이 리더이다. 리더는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보여줘야 된다. 그 다음에 비전을 보여줘야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전이고, 용기이다. 뇌과학적으로 보면, 과거의 문법으로 아무리 성공을 했더라도 미래문제는 그게 아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함이 우선 산업화, 민주화 세력이 선진화를 이루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가 없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진실이라는 착시현상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럼 누가 하는가? 선진화를 책임지고 감당할 새로운 인재들로 채워져야 된다. 그러니까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 같은 교육시스템,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역사를 보내 온 사람들한테 자기가 해왔던 경험을 벗어나게 하는 일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가 새로운 욕망으로 무장해가는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수혈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서 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로 자기 참여 능력이 매우 약하다. 그러니까 역사에 자기 책임성을 갖기 어렵다. 지금 우리는 민주 사회다. 민주 사회의 권력은 시민에 있고, 역사의 주도권은 자본가 한테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정체돼 있고 밀고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적 책임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시민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는 뜻이고 그 다음 자본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즉, 국민은 있어도 시민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고, 돈은 있는데 자본은 아직 없고 부자는 있어도 자본가는 없다는 뜻이다. 시민이나 자본이나 자본가라는 것은 내가 역사적 책임자다, 책임성이 나한테 있다고 자각하고 각성하는 사람이다.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그런데 부자들을 자본가로 성숙하는 길은 도외시하고 이 부를 키우는데 만 집중하고 있고 시민들 즉 국민들은 국가를 비판하거나 사회를 비판하는 일은 잘하지만 자기가 직접 참여하는 일은 매우 힘들어한다. 어떻게 시민을 키우고 자본을 키우는 지가 다음 강연 주제다.
이상으로 강연 내용을 요약해본 바, 라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이 강연에서 필자가 가장 주목한 것은 기존에 없는 것을 ‘생각’해 내는 힘, 즉 ‘생각’하는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입니다. ‘생각’하는 능력은 선진화 진입을 위한 능력으로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의 또 하나의 과제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우위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하는 능력은 인문적 통찰, 인문적 시선에서 배양되며, 이는 지성의 연마를 통해 촉진될 수 있습니다. 인문적 시선이 선진화에 진입하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열쇠인 만큼 개인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교육 시스템 등 사회적, 제도적 환경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강연에서 또 하나 필자가 주목한 것은 ‘선진화에 진입하려면 이를 주도하는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일면 충분히 공감은 가는 주장이지만, 선진화는 우리 국민 모두가 동참하여 이루어야 하는 과제이므로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기존의 성공 경험에 착시된 사람들도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에 기반한 각성과 ‘인문적 통찰’을 통하여 책임성 있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의 장을 제공해야 합니다. 물론, 새로운 인재들은 선진화의 실질적 주도세력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역사적 책임성을 가진 시민으로 교육되어야 하고, 선진화를 담당할 리더 그룹으로 역사적 책임성을 가진 시민, 자본, 자본가를 형성하는 데에도 사회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 함께 한다면,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개인적 능력은 물론 사회적 능력도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나 개인이 선진화하기 위해서는 앞선 ‘생각’, 새로운 것을 만드는 ‘생각’이 필요하며, 이는 인문적 통찰과 인문적 시선을 통해 가능합니다. 또한, 이 인문적 시선은 꾸준한 지성의 연마를 축적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하는 능력은 선진화를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 AI에 대응하는 인간의 조건이자, 인간의 우위를 보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사회적 시스템이나 제도가 선진화의 리더 그룹이 될 시민, 자본, 자본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개개인의 국민들도 각성과 인문적 통찰을 통해 인문적 시선을 갖추고 기존에 없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독립적, 주체적인 시민, 자본, 자본가로서의 개인이 각성과 통찰을 통해 인문적 높이에서 ‘인문적 시선’으로 세상의 보이지 않는 변화를 추상적으로 포착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 지성 연마 기반의 하나로 평생학습 시스템이 다양하게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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